포퓰리즘에 빠진 국회, 이게 국민을 위한 대의정치인가
포퓰리즘에 빠진 국회, 이게 국민을 위한 대의정치인가
  • 시정일보
  • 승인 2012.11.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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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대선 정국을 틈타 정치권의 선심성 입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하는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 국민만 골탕먹는 상황이 벌어졌는가 하면 국방위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도 현실적 문제점들을 고려하지 않고 지역민심만 얻겠다는 얄팍한 술수라 생각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상보육을 확대하고 기초노령연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분명 법을 제정하고 그 누구보다 법을 가장 잘 준수해야 할 국회가 헌법 제57조 ‘국회는 정부의 동의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국가 최고법인 헌법의 위반이다.

또한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 6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도청이전 특별법 개정안은 충남·경북도청 이전 제반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라는 것으로 총 7조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란 추정이다. 또한 국도 관리 주체를 지자체에서 중앙정부로 변경하는 도로법 개정안과 농어업인 부채 경감법, 쌀 소득보전법 등 모두 연간 조 단위 재정이 소요되는 법안이지만 국회의원들은 표만 준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듯이 나라곳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정치권의 포퓰리즘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함부로 표를 의식해 법을 제정하려는 국회의원들의 후안무치에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이며 국민의 대표가 해야 할 대의정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정국에서 대선주자들은 가는 곳마다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공약을 늘어놓아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영남지역을 벌집쑤시듯 떠들썩하게 하다 이미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동남권 신공항이 대선을 틈타 되살아나는가 하면 LH공사도 자칫하면 후보지였던 전주와 진주에 모두 세워야 할 지경이다.

국회마저 입법이나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선 정국에 편승한 포퓰리즘에 휩쓸린다면 그 후유증으로 국가 재정이 그리스처럼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 했으면 싶다. 자기 호주머니 돈이 아니라고 재원조달 방안도 없는 묻지마식 입법은 명백한 입법권 남용이자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국회는 한 푼의 혈세라도 아낀다는 자세로 예산을 심의하고 법안을 처리하는 게 국민에 대한 당연한 책무이며 도리라 생각된다. 아울러 국회의원은 항상 국민을 두려워하며 선심성 입법에 대해선 과감히 제동을 거는 그러한 자세로 진정 국민을 위한 법 제정과 예산을 심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