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처럼 밝은 지하철 역사
대낮처럼 밝은 지하철 역사
  • 방용식
  • 승인 2012.12.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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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 bays1@sijung.co.kr

[시정일보]매서운 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12월 초순 서울의 평균 기온은 영하 7.1℃. 1956년 영하 8.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았다고 한다. 일찍부터 몰아닥친 추위 탓으로 사람들은 난방용품과 친해졌고, 백화점 매출 또한 추위덕분에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며 즐거운 기색을 보였다. S백화점은 송년세일기간인 11월23일부터 12월9일까지 다운재킷 등 아웃도어 39.3%, 부츠 17.7%, 장갑 또는 목도리 16.6%가 더 팔렸다고 한다.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지면서 전력소비량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11일 기준으로 전력예비율은 2.7%에 불과했고,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력경보 2단계에 해당하는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올겨울 들어 세 번째 경보발령으로, 관심단계는 예비전력이 300만㎾ 이상 400만㎾ 미만일 경우 발령된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 7일과 10일에도 관심경보를 발령했다.

이렇게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지식경제부는 지난 3일 에너지수급안정을 내용으로 한 에너지사용제한조치를 고시했다. 서울시와 자치구 역시 지식경제부 고시에 따라 내년 2월까지 에너지 절약에 들어갔다. 청사 온도를 18℃로 낮추고, 개인 난방기기 사용을 금지하며, 네온사인 사용 일부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 지하철 역사는 서울시의 이런 조치와 반대로 가는 듯 보였다. 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이 장본인. 버티고개역은 대설(大雪)이자, 전력 관심경보가 발령된 7일 역사 안의 조명등이 모두 켜져 있었다. 역사 안은 대낮처럼 밝았다. 격등으로 불을 밝혀도 충분히 밝았을 텐데, 이용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서였을까. 이곳은 지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모두 밝힌 조명등으로 실내온도가 올라가 오히려 더위를 부추길 정도였다.
반면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은 통로 천장의 형광등 2개 중 1개만 켜 놓았다.

그러나 이용하는 데는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전력수급이 위기라는 지적을 나 몰라라 하는 일부 지하철역사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2011년 서울메트로는 2113억,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822억의 적자를 기록했고 부채규모는 모두 3조1815억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2곳은 경영적자가 심각하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틈만 나면 현재 운임이 운영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며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