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직원 행정제안 오디션
관악구, 직원 행정제안 오디션
  • 임지원
  • 승인 2013.02.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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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조례현장, 주민평가단ㆍ직원 모두가 모바일로 평가에 참여
▲ 19일 오전 9시 관악구 직원 정례조례에서 직원들의 행정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유종필 관악구청장(왼쪽 세 번째)과 발표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시정일보 임지원 기자] “엉뚱한 생각들이 인류 역사를 진전시켜왔다. 엉뚱한 생각은 상상력, 창의력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직원 정례조례’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지난 19일 오전 9시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발칙한 상상, 깜찍한 발상, 너의 엉뚱한 생각을 맘껏 펼쳐봐’라는 슬로건 아래 지자체 최초로 직원들이 주도하는 이색적인 조례 장면이 연출된 것.

유종필 구청장은 “‘공무원스럽다’는 것은 성실ㆍ근면ㆍ정직을 뜻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틀 속에 갇혀 있다는 비판도 있다. 틀을 벗어나야 주민들에게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취지에서 기존 직원조례의 틀을 깬 변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날 직원조례는 구청장의 일방적인 훈시적 전달사항에서 탈피하고, 직원들이 공직생활에서 체득한 경험과 아이디어 중 전파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 자유로운 발표의 지식나눔 시간이 됐다.
최종 발표자로 선발된 직원은 보건행정과 권성영 주무관ㆍ이영일 문화체육과장ㆍ생활복지과 이은주 주무관ㆍ공원녹지과 이진범 주무관ㆍ위강훈 창의혁신팀장 등 5명이다. 이들은 담당업무와 관련, 다양한 주제와 경험을 7분간에 걸쳐 소개했다.

평가방법도 획기적이다. 현장에 직접 참여한 직원 530여명과 정책모니터단, 주민 등 70여명의 현장평가와 청내방송을 통해 사무실에서 시청한 모든 직원 등 700여명이 참여한 것. 평가도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 흥미와 관심을 유발시켜 끝까지 시청할 수 있도록 ‘위대한 탄생’이나 ‘K-pop 스타’처럼 오디션 방식을 도입해 모든 발표자들의 발표가 끝난 후 현장관람자와 청내방송 시청자가 평가하는 모바일을 이용한 즉석 투표를 실시, 순위를 결정했다.

평가 결과 ‘번져가는 불꽃’을 주제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 권성연 주무관이 최우수 발표자로 선정됐다. 우수 발표자로는 봉사하는 관악구청 여행동호회 back packer 활동을 소개한 이영일 과장과 영아유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은주 주무관이, 장려상은 ‘피터드러커’의 경영학을 구 행정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제안한 이진범 주무관과 일본의 마을만들기 선진사례를 소개한 위강훈 팀장이 받았다.

발표 우수자에 대한 보상도 획기적이다. 우수 발표자에 대해서는 사내 교육요원으로 활용하고, 발표자 5명 전원에게 배낭여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성과 포인트 추가 부여는 물론 우수 제안사항과 유익한 아이디어는 구 정책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직원조례는 퍼뜨릴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라는 TED의 슬로건처럼 관악구 직원들이 일상에서 체득한 경험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두가 공유하고 나눔을 갖고자 자유스러운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통한 자질향상과 더불어 직원과 직원, 직원과 주민 상호간 벽을 허물어 감으로써 신뢰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