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 효율화·피크타임 분산·맞춤형 수요관리가 ‘열쇠’
에너지 소비 효율화·피크타임 분산·맞춤형 수요관리가 ‘열쇠’
  • 시정일보
  • 승인 2013.10.03 12:22
  • 댓글 0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 서울시 가정용 전력소비의 변화요인과 저감방안

1.서울시 에너지 소비구조의 변화

[시정일보]서울시 가정용 전기소비량은 2004년과 2007년을 제외하면 매해 증가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의 에너지 소비원 중 계절적 요인 없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전력부분이다.
최근 5년간 서울시의 에너지 소비원별 소비량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석탄과 석유는 감소하나 열·신재생, 전력과 도시가스는 증가하고 있다. 열·신재생 에너지 소비의 증가는 대체에너지의 성격이 크므로 긍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도시가스의 경우 계절적 요인이 커 겨울철 난방 등 계절에 따라 사용량의 차이가 큰 편이다. 전력의 경우 에어컨, 선풍기 사용 등으로 여름철 소비가 급증하기도 하지만 24시간 가동되는 냉장고와 같은 가전기기들로 인해 가정 내 전력소비는 기저부하를 형성해 지속적으로 발생된다. 최근 5년간 서울시의 전력소비량은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 요인,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냉방·사무기기·동력 등의 수요증가로 전력수요는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시의 전력자급률은 3%에 불과한 실정이다.

2011년 기준으로 서울의 전력소비량은 4만6902GWh로서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나 전력자급률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전력소비의 증가로 예비율은 ’10년 5.5%, ’11년 1%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따라서 전력소비 증가로 수급 불안 등 비상시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특히 전력소비는 정책적 제어가 어려운 가정용 전력소비 문제가 관건이다.
서울시의 전력소비를 건물용도별로 보면 서비스업과 가정용 건물이 대부분(88%)을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업 건물의 전력소비 비중이 가장 크지만(60%) 호텔, 병원, 대학, 백화점, 대기업 등 5개 서비스업 분야의 전력 다소비 건물은 이미 의무적 절전규제를 시행 중이다. 일반가정에서도 한시적 절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희망하는 가정만을 대상으로 시행돼 가정용 전력소비의 감소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전기에너지 다소비 가구 계층은 증가하는 추세이나 대응정책은 아직까지 미비하다.

서비스업 분야의 건물은 절전규제의 시행으로 전력소비량의 감소 의무가 있으나 가정용 전력의 경우 저감을 위한 규제 근거가 없어 향후에도 지속적 증가가 우려된다. 전력 사용량대별 가구분포에서 351kWh/월 이상에 해당하는 다소비계층의 비율이 2006년 28.4%에서 2011년 30.7%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 가정용 전력소비를 변화시키는 요인

1인당 가정용 전력소비량은 1인 가구가 최고로 높다. 1인당 전력소비량은 1인가구가 4인 이상 가구의 2.6배에 달한다. 가구당 전기요금은 가구원 수와 함께 증가하지만 1인당 전력소비량은 1인 가구가 최고다. 2,3인 가구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4인 이상의 가구에 비해 각 1.5배, 1.3배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는 1인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가전기기의 용량분석 결과, 1인용 가전기기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세탁기 9.8kg, 전기밥솥 6인용 등 과용량의 가전기기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는 가정용 전력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이 된다.

또한 가구분화현상으로 1~2인 가구는 급증하고 4인 이상의 가구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도 전력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1980년에 69.8%를 차지했던 4인 이상의 가구는 2010년 기준으로 30.8%에 불과한 반면에 30년 동안 1인 가구는 5배 이상 급증했다.

이와 함께 평균가구원 수도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1980년 4.47인이었던 평균가구원수는 2010년에 2.70인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2010년)에서는 2020년 2.49인, 2030년 2.35인으로 예측해 가구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식생활, 조명, 여가용 전력 사용 시간은 다소 감소했다.

주택 내 거주시간 감소는 조명 점등시간의 감소로 이어져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 가구에 비해 점등 시간이 2.7시간 감소됐다. 또한 유사한 이유로 맞벌이 가구의 주간 TV 시청시간은 외벌이 가구에 비해 2.6시간 감소했다. 맞벌이 가구는 외식을 선호(주2회 이상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는 비율은 외벌이 가구 7.2%, 맞벌이 가구 12.8%)해 외벌이 가구에 비해 주택 내 취사에 필요한 전력소비를 저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다소비 기기인 냉방, 위생용 전력소비시간은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 가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의 에어컨 사용 시간은 외벌이 가구 대비 3.5시간이나 증가했다. 이는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 가구에 비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에어컨 사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낮은 편이 때문이다. 에너지 다소비 기기인 에어컨의 사용시간 등 냉방용 전력소비시간은 외벌이 가구에 비해 46%나 증가했다. 또한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 가구 대비 조명, 식생활 관련 기기의 전력사용은 줄어든 반면 가사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식기세척기와 같은 자동화 기기를 사용해 ‘위생용’ 전력소비는 33.2%나 증가했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공기청정기, 비데, 정수기, 음식물처리기 등 웰빙 가전의 보급률이 증가해 추가적인 전력사용이 늘고 있다. 보급률을 고려한 월 소비전력은 정수기 11.0kWh, 비데 7kWh, 음식물처리기 3.2kWh, 공기 청정기 0.5kWh 순으로 웰빙 가전의 추가 사용으로 인한 가정용 전력소비량이 크게 증가됐다.

17kg 이상 대형 드럼세탁기는 2009년 11%에서 2012년 30%로 3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10~15kg 미만 드럼세탁기는 2009년 58%에서 2012년 30%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17kg(167.9W)이상의 대형 세탁기는 평균 세탁기의 용량에 비해 가정용 전력소비가 54.5% 증가했다. 한편 LED 조명의 사용 증가는 전력소비의 저감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존 형광등 (40W)의 소비전력은 LED조명(10W)의 4배 이다.

디지털 정보기기의 가구당 보급률이 급격한 증가추세다. 컴퓨터 이외에 노트북, 태블릿 PC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 욕구 증대로 인해 디지털 정보기기의 보급률 증가한 것이다. 이는 홈 오피스의 개념으로 주택 내 인터넷전화기, 팩스 등 사무기기의 보유가 보편화 됐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2.5%가 스마트폰을 1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정보기기의 사용시간도 증가했다. 컴퓨터(211.8W)의 사용과 함께 제 2 PC인 노트북(60W)의 추가적 사용이 증가했다. 노트북 사용시간은 기존 컴퓨터 사용시간인 14.9시간의 30%인 4.5시간이다.

가정용 전력소비에서 생활필수 가전기기는 변화가 없으나 TV등 여가생활과 정보통신 관련 기기의 소비량이 크게 증가했다. 가전기기의 대형화 추세로 가구의 54.5%가 40인치 이상의 TV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55인치 대형 TV의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이며, 이 같은 여가생활용 전력소비가 19.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제 2 PC등 정보통신기기의 사용증가에 따른 전력소비도 7.1% 증가했다.

서울시민들의 친환경정책에 대한 관심이 80.8%로 굉장히 높지만, 생활의 풍요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고급 가전기기, 대형 냉장고를 선호하는 등 현대적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24시간 가동되는 가전기기이자 주택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냉장고의 경우 권장규모인 700L이하 냉장고들은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이 낮은 제품이 많아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나 가전제품의 대형화 등으로 에너지소비효율형 가전기기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다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서울시민 대다수가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지만 실천은 미흡하다. 설문조사 결과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높다고 응답한 람들도 실제 냉난방 설정 실내온도는 권장 에너지 사용량을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다수의 시민이 20~24도의 설정온도를 유지하는 에너지 다소비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 가정용 전력소비의 저감방안

가전기기의 에너지소비 효율화를 통한 전력소비량의 저감이 필요하다.
가전기기의 보편적 사용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전력소비 증가의 주요인이다.

서울시 가정용 전력소비량의 증가요인은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 대형 가전 기기에 대한 선호현상, 웰빙에 대한 관심도 증대 등 주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기인한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자체는 정책 외적인 요인으로서 인위적인 제어가 어려우므로 이보다는 이러한 생활패턴 변화로 인해 선호하게 되는 대형 가전기기 등 가전제품의 에너지소비 효율화를 유도해 전력소비량을 저감해야 한다.
가정용 전력소비를 특정시간대에 몰림 현상 제어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전력소비량은 양적인 증가도 문제지만 소비전력이 높은 가전기기의 단시간 집중적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특정시간대 전력수요 몰림 현상의 대처가 시급하다. 전력위기 블랙아웃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특정시간대에 전력사용이 몰리는 피크타임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3대 에너지 효율 관리제도의 시행을 위한 서울시 차원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적정 규모 이상의 가전기기를 중심으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대기전력 저감 프로그램,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제의 의무적 신고를 실시토록 해야 한다. 기준 미달 시 생산 및 판매 금지 등의 강력한 규제정책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우선 적정 규모 이상의 가전기기를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관리 제도를 시행하고 추후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을 유도해야 한다.

에너지 고효율 제품의 보급 확대를 위한 제원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해 영수증을 제출하면 제품가의 5%를 포인트로 돌려줘 향후 전기요금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인센티브제 운영, 우수한 에너지 고효율 생산하는 제조업체를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시간대별 전력요금의 차등적용을 실시해야 한다.
피크시간대에 전기를 쓰면 평소보다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하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더 적은 요금을 부과해 전력소비 피크타임 분산을 유도해 전기요금을 절감토록 해야 한다.

또한 차등요금제를 통해 에너지 다소비 가전기기의 이용시간대를 변경토록 해야 한다. 전력 피크시간대에는 가전기기의 사용을 다른 시간대로 옮겨 에너지 사용시간을 분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기다리미, 세탁기 등 에너지 다소비 가전기기의 사용시간대 변경 유도, 전력소비가 큰 가전기기의 사용시간 줄이기 캠페인 실시, 자율출근제도의 도입으로 출근시간대 변경 유도 등의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가정용 전력소비의 증가추세에 영향이 큰 1~2인 가구,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맞춤형 에너지 소비저감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구 구성원 수, 주택유형, 면적 등의 특성에 따라 사용자의 에너지 소비등급 확인 △평균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전문가의 에너지 진단 실시 △가구 특성별 맞춤형 에너지 절감 대책(가전기기 구매 및 사용에 관한 지침)을 제공하고 목표치 설정 등을 실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구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력수요관리정책 참여 유도에 힘써야 한다.
전력수요관리정책으로는 △스마트폰 앱 개발을 통한 맞춤형 에너지 소비절감 및 수요관리 프로그램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한 각 가정의 전력 수요 관리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실시간대별 에너지 소비량 및 비용 확인 등을 들 수 있다.

가정용은 에너지 절감률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
연간 사용량을 합산해 전년 대비 절감 실적이 설정한 목표치에 도달한 경우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에너지 절약에 따른 비용절감과 더불어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가정용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자발적인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김민경: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