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에 산이 있어 틈날 때마나 산책도 하고 등산도 하는데, 산책길에 가장 많이 보이는 꽃이 개망초꽃이다. 어린시절 산과 들을 벗삼아 놀이를 할 때도 많이 보아온 꽃이지만 그 때는 특별히 꽃의 이름을 알려고도 기억하려고도 하지 않았던 탓에 그저 지천에 널려있는 들꽃이려니 했다. 나이가 들어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시골이 아닌 콘크리트 일변인 도심에 살게 되면서는 어릴적 보아왔던 들꽃들에도 그 자체로서 인식할 수 있는 이름이 있고, 그 이름에 특별한 의미도 부여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꽃이건 사물이건 이름앞에 ‘개’자가 붙으면 좋지 않은 뜻임을, ‘참’자가 붙으면 좋은 의미라는 걸, ‘쇠’자가 붙으면 아주 작다는 뜻을 내포한다는 걸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던 생태교실 해설사님께 들은 기억이 난다.
‘개망초’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좋지 않은 뜻임을 알 수 있다. ‘망초’라는 의미도 과히 좋은 뜻은 아닌데 앞에 ‘개’자까지 더해진 이 꽃은 왜 ‘개망초’라고 불리워진 것일까? 달걀프라이를 닮아 흔히들 계란꽃이라 불리리는 망초라는 어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을 침탈한 후 온갖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 등을 개설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철로에 놓는 침목에 망초의 씨앗이 묻어 들어와 자라게 되었고 그 씨앗이 무성하게 번식하게 돼 온나라 여기저기에 피어나자 주권을 빼앗긴 시기와 비슷하여 나라를 망치는 꽃이라 하여 망초, 망국초, 개망초라고 했다고 한다. 이 꽃은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 조금만 놀리는 땅이 있으면 금새 뒤덮였기 때문에 시골에서는 땅 주인이 게으른지 부지런한지 금세 알 수 있었다고도 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이하여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초개같이 한목숨 버리고 희생하신 호국영령 및 국가유공자분들에 대한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되겠기에 다소 엉뚱하지만 뜬금없이 지천에 널려있는 개망초꽃에 대해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었다.
백성들이 얼마나 비탄에 젖어 힘들었으면 예쁘게 보아야 할 꽃에 개망초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생각하니 질곡의 역사속에서 힘들지만 꿋꿋이 버티고 살아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희생·공헌하신 호국영령 및 국가유공자분들께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없이 현재가 있을 수 없고, 현재를 거치지 않고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으며, 역사를 잊은 국민에겐 미래가 없다고 한다. 개망초꽃....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머금은 꽃이지만 반면교사로 삼아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임을 잊지 말고,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호국보훈의 달만이라도 되새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