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호국보훈의 달에 피어있는 개망초꽃
<독자기고>호국보훈의 달에 피어있는 개망초꽃
  • 시정일보
  • 승인 2014.06.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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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희 (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 취업지원팀장)

[시정일보]바야흐로 신록의 계절, 녹음의 계절이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별 나름대로 산책하고 운동하기 좋지 않은 때가 없지만 특히 지금이 자연을 벗삼아 운동하기에는 알맞은 시기가 아닐까 싶다.

가까운 곳에 산이 있어 틈날 때마나 산책도 하고 등산도 하는데, 산책길에 가장 많이 보이는 꽃이 개망초꽃이다. 어린시절 산과 들을 벗삼아 놀이를 할 때도 많이 보아온 꽃이지만 그 때는 특별히 꽃의 이름을 알려고도 기억하려고도 하지 않았던 탓에 그저 지천에 널려있는 들꽃이려니 했다. 나이가 들어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시골이 아닌 콘크리트 일변인 도심에 살게 되면서는 어릴적 보아왔던 들꽃들에도 그 자체로서 인식할 수 있는 이름이 있고, 그 이름에 특별한 의미도 부여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꽃이건 사물이건 이름앞에 ‘개’자가 붙으면 좋지 않은 뜻임을, ‘참’자가 붙으면 좋은 의미라는 걸, ‘쇠’자가 붙으면 아주 작다는 뜻을 내포한다는 걸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던 생태교실 해설사님께 들은 기억이 난다.
‘개망초’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좋지 않은 뜻임을 알 수 있다. ‘망초’라는 의미도 과히 좋은 뜻은 아닌데 앞에 ‘개’자까지 더해진 이 꽃은 왜 ‘개망초’라고 불리워진 것일까? 달걀프라이를 닮아 흔히들 계란꽃이라 불리리는 망초라는 어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을 침탈한 후 온갖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 등을 개설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철로에 놓는 침목에 망초의 씨앗이 묻어 들어와 자라게 되었고 그 씨앗이 무성하게 번식하게 돼 온나라 여기저기에 피어나자 주권을 빼앗긴 시기와 비슷하여 나라를 망치는 꽃이라 하여 망초, 망국초, 개망초라고 했다고 한다. 이 꽃은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 조금만 놀리는 땅이 있으면 금새 뒤덮였기 때문에 시골에서는 땅 주인이 게으른지 부지런한지 금세 알 수 있었다고도 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이하여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초개같이 한목숨 버리고 희생하신 호국영령 및 국가유공자분들에 대한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되겠기에 다소 엉뚱하지만 뜬금없이 지천에 널려있는 개망초꽃에 대해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었다.

백성들이 얼마나 비탄에 젖어 힘들었으면 예쁘게 보아야 할 꽃에 개망초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생각하니 질곡의 역사속에서 힘들지만 꿋꿋이 버티고 살아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희생·공헌하신 호국영령 및 국가유공자분들께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없이 현재가 있을 수 없고, 현재를 거치지 않고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으며, 역사를 잊은 국민에겐 미래가 없다고 한다. 개망초꽃....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머금은 꽃이지만 반면교사로 삼아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임을 잊지 말고,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호국보훈의 달만이라도 되새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