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사회복지사, 동지 여러분!!
시정칼럼/사회복지사, 동지 여러분!!
  • 시정일보
  • 승인 2014.07.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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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논설위원


[시정일보]지난 6월 치러진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 당선자가 무려 400명이나 된다. 사회복지계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반겼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돼 있는 당선자들의 정보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6.4지방선거 결과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 출마자 441명 중 400명이 당선됐다. 당선율이 90.7%에 이른다.

현황별로 보면 시·도지사 1명, 구·시·군의 장 7명, 시·도의회 의원 85명, 구·시·군의회 의원 231명, 광역의원 비례대표 14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62명 등이며 시·도지사 당선자는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새누리당 남경필 1명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사회복지사 출신 출마자 1199명 중 528명이 당선됐다. 당선율은 44%였고.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219명의 사회복지사가 당선되었다. 어쨌든 사회복지사의 당선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보면 사회복지사의 인기가 절정에 이른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회복지사는 전문직이다.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휴먼 서비스직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당선자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취득한 명예 사회복지사 자격증, 속칭 장롱 속 자격증 소유자로 평가 절하를 받고 있지 않는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존경하는 사회복지사 동지 여러분!! 학교에서 배운 ‘사회복지사 선서’를 기억하시나요? 한 번 음미해 보시라. 이제는 지역 주민 복지를 위해 일하는 자랑스러운 지자체의 일꾼,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한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인간 존엄성과 사회 정의의 신념을 바탕으로, 개인, 가족, 집단, 조직, 지역사회, 전체사회와 함께한다. 나는 언제나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저들의 인권과 권익을 지키고, 사회의 불의와 부정을 거부하면서,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이익을 앞세운다. 나는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을 준수함으로써, 도덕성과 책임성을 갖춘 사회복지사로 헌신한다. 나는 나의 자유의지에 따라 명예를 걸고 이를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사회복지사 동지 여러분, 우리가 남인가. 여러분의 동지인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전문성과 노동성을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매우 시급합니다. 이제 사회복지 종사자도 자신의 복지에 말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책 결정권자들의 열악한 권리와 취약한 복지에 대해 너무 감내만 하지 말고 얘기하는 적극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개선 요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급여 인상, 수당확대, 고용 안정, 승진 기회 확대, 인권침해방지, 여가활동 지원 등을 처우 개선의 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

이같이 사회복지 종사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복지현장의 체감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개선은 개별 사회복지기관이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중앙정부도 책임이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업의 지방이양으로 사회복지 종사자의 인건비는 각 지자체에서 책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사회복지 종사자 인건비 지침을 만들어 각 지자체에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권고 수준이어서 각 지자체의 재정 상황에 따라 인건비가 제각각이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재정 상태가 좋은 자치단체로 직장을 옮기기도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사기와 근무만족도가 높아야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만족도가 커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노동자로 대우받기보다는 아직도 헌신과 희생, 사명감이라는 ‘천사 이미지’ 때문에 정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회복지 종사자의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회복지는 누구나 누려야 할 공공 서비스인데 사회복지 종사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어야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사회복지 종사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는 데 힘을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이제 왔다. 아니 단순한 기대일까.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