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친구야 고마워, 다함께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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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정일보
  • 승인 2014.08.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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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창 (노원구 자살예방 ‘이웃사랑봉사단’ )


[시정일보]2014년 7월21일 오후 2시 이웃사랑 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선 아스팔트길은 초복이 막 지나 용광로 불속 같았다.

생명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독거노인들을 방문하며 그분들을 대할 때 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점이 많아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고 도움을 받고자 찾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일제의 억압에 살아오셨고, 6.25의 뼈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오셨던 그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안겨드리려 찾아가서 드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외부 활동을 못하시고 집안에서만 계시는 어르신들에게는 야외 활동 돕고, 집 안에서도 건강과 행복을 찾으실 수 있도록 해 드리기 위해 건강에 대한 여러 책을 사서 읽었다.

며칠 전 상계동에 사시는 89세의 한 어르신은 여기저기 아프시다며 방문한 나에게 말씀하시기에 설명을 드려가며 발끝치기와 치매예방에 좋은 눈, 머리, 허리, 목 등에 관한 건강운동법을 알려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셨다. 그러면서 65세 아들은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내게 전화번호를 적어달라 하시면서 급할 때 연락을 해도 좋으냐고 말씀하시여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드렸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서서 나오는 나를 배웅하시는 어르신을 보고 갑자기 나의 마음이 뭉클하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어서 방문한 또 다른 집은 80세 어르신 댁으로, 40대 아드님이 문 앞에서 아버님이 몸이 불편해 병원에 입원중이라 해 병외 증세에 가족도 아니면서 깊이 물어볼 수가 없어서 정말 아쉬움만 남았다.

내겐 나보다 두 살 더 나이가 많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8월30일이면 만 70세가 된다.

고향이 충청북도 괴산 산골인 그 친구는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젊어서 오징어 배를 타자 구소련에 몇 개월을 억류됐다 풀려났었고, 파월장병으로 전쟁터에서 살아남았으며, 열사의 나라 사우디에서도 몇 년을 일했다.

그렇게 강인했던 그가 몇 년전부터는 여기저기 아프다며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충격이었다. 작년 10월말 그 친구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마감하겠다는 말을 했다.
불안한 마음에 친구를 따라 하룻밤을 지새며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하고 지금까지도 친구에게 용기를 주며 만나고 있다.

이후 영원한 친구로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며 25년을 옆에서 지켜보고 살아온 것에 뿌듯한 마음으로, 생명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