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밴드동아리 ‘봉구밴드’ /공무원음악대전 ‘깜짝 2위’… 우리는 ‘봉구밴드’입니다
도봉구 밴드동아리 ‘봉구밴드’ /공무원음악대전 ‘깜짝 2위’… 우리는 ‘봉구밴드’입니다
  • 李周映
  • 승인 2015.04.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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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공무원음악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봉구밴드 회원들이 무대의상으로 입었던 민방위복장을 착용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밴드 이름 바꾸고 처음 출전한 대회서 ‘금상’ 쾌거

매주 목요일 저녁 연습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도 날려

20대부터 50대까지 음악으로 뭉쳐, 삶의 지혜 공유

 

[시정일보]불 꺼진 목요일 저녁 도봉구청 지하에서 신나는 연주소리와 함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노랫소리를 따라 가 보니 오전 구청에서 컴퓨터를 마주하고 친절한 미소로 주민들을 맞던 이들이 키보드, 드럼, 기타를 손에 쥐고 멋진 그룹밴드로 변신해 있다.

이들은 도봉구청 밴드 동호회 ‘봉구밴드’ 회원들이다.

2011년 처음 결성된 봉구밴드의 원래 그룹명은 ‘오리무중’이었다.

‘오리무중’이라는 말은 원래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알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이끌어내어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진 직원들이 모여 다양한 음악적 방향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이들이 밴드 이름을 ‘봉구밴드’로 바꾼 것은 지난해 11월 공무원음악대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도봉구청을 대표해서 나가는 만큼 구의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내 ‘봉구’밴드로 이름을 바꾼 것.

이렇게 밴드 이름까지 바꾸는 열정을 보여서인지 처음 출전하는 대회에서 2위에 해당하는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동호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전응재 주임은 “음악을 좋아하는 직원들끼리 매주 연습은 하고 있었지만 입상을 하겠다는 것이 아닌 참가에 의미를 뒀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금상을 수상하게 돼 회원들 모두 놀라기도 했고 그때의 흥분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나서부터는 직원들의 관심도 더 많아져 공연을 본 직원들이 밴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많이 밝혀 오기도 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만큼 공연에서의 곡 선정과 연습을 더 열심히 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봉구밴드의 회원들은 20대에서 50대 직원들까지 다양한 연령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다 보니 사무실에서의 직책과 나이의 경계 없이 서로 삶의 조언자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한 밴드 회원은 연습실에서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깜짝 프로포즈를 준비해 여자친구에게 감동을 선물하고 결혼에 골인하기도 했다.

얼마전 새로 봉구밴드 회장을 맞은 유병국 주임은 “직원들과 함께 직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밴드활동인데 공연을 하고 나면 회원들 스스로가 더 힐링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느끼는 이러한 힐링과 행복을 다른 직원이나 주민들에게도 나눌 수 있는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에 관심을 갖고 활동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같은 취향을 공유하면서 삶의 새로운 부분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의 열정의 행복바이러스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李周映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