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을 이용한 공무원들의 멋진 반란
‘막간’을 이용한 공무원들의 멋진 반란
  • 윤종철
  • 승인 2015.04.1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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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뮤지컬 동아리 ‘막간’
   
▲ 서울시 자치구중 최초로 탄생한 종로구청 뮤지컬 동아리 '막간'의 멤버들이 첫 연습을 앞두고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정일보]2015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공무원들의 ‘멋진’ 반란이 시작되고 있다.

노래와 춤, 열정과 끼를 가진 공무원들이 관가의 틀에 박힌 일상의 벽을 깨고 ‘뮤지컬’로 한 데 뭉쳤다.

큰 포부와 목표는 아니지만 3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고 있는 백전노장 50대 과장님부터 올 해 입사한 20대 새내기 직원까지 서랍 속 깊숙이 묻어 뒀던 ‘끼’를 꺼내 들었다.

 

 ▶서울 자치구 최초 뮤지컬 동아리 ‘막간’ 탄생

연극과 뮤지컬 등 공연 문화의 산실인 종로구, 지난 3일 구청 한 조그마한 강당에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모두 ‘뮤지컬’이라는, 공무원에게는 다소 생소한 장르의 동아리 모집 공고를 보고 모인 사람들이다. 50대 과장님부터 앳된 신입 직원까지 모두 10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춤이나 노래 그 어떤 수상경력도 없다. 큰 무대는 고사하고 동네 장기자랑에도 나가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들의 꿈과 열정만큼은 어느 전문 배우 못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다는 은지연 주임(창신2동)은 “무대에 선다는 것에 대한 동경으로 가입하게 됐다”며 “그동안 숨겨뒀던 꿈을 다시 꺼내 무척 셀렌다”고 전했다.

뮤지컬 동아리 최연소 신청자인 신문경 주임(이화동)은 “평소 노래나 춤에 대한 관심이 있어 연극보다는 뮤지컬에 관심이 더 많았다”며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고 의지를 높였다.

실력도 경험도 아직은 일천하지만 막간을 이용한 그들의 반란은 이렇게 뮤지컬 동아리 ‘막간’을 통해 그 첫 날개를 펼쳤다.

 

 ▶뮤지컬로 ‘행복’을 전하는 행복전도사

뮤지컬 동아리 ‘막간’이 처음 구상된 것은 3~4년전부터다. 동아리를 결성한 임석호 과장은 지난 2012년 종로5, 6가동 동장 시절 학교폭력을 주제로 학생들을 배우로 직접 참여시킨 <착한 자녀가 되고 싶어요>라는 시나리오를 쓴 적이 있다.

뮤지컬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스스로 인식해 이를 예방해 보고자 한 것이다.

의외로 주민들의 반응이 좋자 임 과장은 이를 “구정홍보에 이용하면 재미도 있고 홍보 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한다.

이후 임 과장은 2013년 <건강느낌 종로>, 2014년 <건강도시는 계속된다>라는 구정홍보를 위한 시나리오를 써 무대에 올렸다.

올해는 문득 ‘전문적인 뮤지컬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무원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정홍보는 물론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 등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 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임 과장은 “뮤지컬은 감동과 재미, 교훈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며 “앞으로 ‘행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동료 공무원 가족뿐만 아니라 구민 모두에게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막간이 되겠다”고 밝혔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동아리 공연을 위한 어떤 경제적 지원은 물론 시나리오도 연습실도 없다. 연습도 일과 후 막간을 이용해 이뤄진다.

10명의 모든 멤버가 모일 수 있는 정기 모임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하루 뿐이다.

그러나 뮤지컬 동아리 ‘막간’은 오는 7월 사직동 문화센터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9월말 구청이 마련한 ‘창의 혁신 발표 대회’에 본격적인 메인 무대를 멋지게 선보인다는 각오다.

신문경 주임은 “비록 작은 무대지만 우리의 무대를 통해 다른 직원분들에게는 웃음을 주고 청소년과 문화 소외계층 등에게는 희망과 행복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같은 마음을 알려주고 전파해 향후에는 점차 더 넓고 큰 무대를 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렇게 ‘막간’을 이용한 이들의 반란이 곧 시작된다. 비록 그 시작은 미미하지만 이들의 꿈의 날개짓이 1300명의 공무원들과 13만 종로 구민에게 ‘행복’의 미소를 전해주는 나비효과가 되길 기대해 본다.

尹鍾哲 기자 / sijung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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