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형 초등돌봄, 돌봄대란 속 ‘대안으로 우뚝’
중구형 초등돌봄, 돌봄대란 속 ‘대안으로 우뚝’
  • 이승열
  • 승인 2020.05.26 09:30
  • 댓글 0

‘학교는 교실 제공, 지자체는 돌봄 운영’ 중구 모델 공감대 확산
저녁 8시까지 운영, 간식·저녁 제공, 1교실 2교사제, 야간 돌봄보안관 배치
서양호 중구청장(왼쪽 두 번째)이 최근 흥인초 긴급돌봄 교실을 찾아 어린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왼쪽 두 번째)이 최근 흥인초 긴급돌봄 교실을 찾아 어린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중구(구청장 서양호)의 직영 초등 돌봄교실이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대란 속에서 안정적인 대안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과 돌봄을 학교의 사무로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전국교직원조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입법예고 철회를 촉구하며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교조와 교총은, 학교는 공간을 제공하고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업무는 지역실정을 잘 아는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구의 ‘구 직영 초등 돌봄교실’은 이러한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구는 지난해 3월부터 전국 최초로 ‘구 직영 초등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학교에서, 돌봄은 지자체에서’를 내세우며 새로운 돌봄 모델을 정립한 것. 덕분에 다른 지역 학교들이 코로나19 긴급돌봄 대란 속에서 운영시간 및 인력 문제로 혼란을 겪을 때도 중구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긴급돌봄교실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5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중구형 초등 돌봄교실의 운영시간은 저녁 8까지다. 긴급돌봄도 방학 때처럼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친환경 급·간식을 제공하고, 돌봄보안관이 야간에도 근무한다. 아울러 ‘1교실 2교사제’를 운영해 교실 내 사각지대를 없앴고, 아이들이 학원에 갈 때도 교사 한 명은 교실을 지키고 다른 교사는 학원 차량이 오는 교문까지 아이들을 배웅해 준다. 외부강사의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도 매일 제공된다. 모든 비용은 무료이며, 이는 구 직영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흥인초 돌봄교실에 셋째아이를 보내고 있다는 강현미 씨는 “첫째와 둘째 아이를 보낼 때는 돌봄이 5시까지라 늘 아쉬웠다. 퇴근시간이 6시라 집에 도착하기 전 두세시간은 또 다른 누군가의 손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돌봄 덕에 퇴근 시간에 맘 졸이지 않고 아이를 데리러 간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흥인초의 경우 올해 신입생이 20여명 늘어 1개 반을 증설했다. 중학생이 될 때 18%가 다른 구로 이사 가는 중구에서 1개 반 증설은 이례적인 일이다. 흥인초 김경미 교장은 돌봄교실을 이용하기 위해 이사오는 친구들이 있다며 그 공을 돌봄교실로 돌렸다. 흥인초는 돌봄교실도 시행초기 2개 반에서 3개 반으로 늘었다. 김 교장은 “코로나19로 다들 돌봄을 걱정할 때도 저희는 예외였다. 구청은 돌봄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교사들은 온전히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덕분에 학교 선생님들의 만족도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구형 초등 돌봄교실은 지난해부터 대통령상, 교육부총리상, 서울시장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저출산 위기극복의 대안이자 성공적인 돌봄 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덕분에 교육부를 비롯해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서양호 구청장은 “중구형 초등돌봄의 나비효과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제도적 정비가 꼭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